이글은 월간목회 2011년 4월호에 실린 내용입니다.
초대교회의 아름다운 공동체성을 따르는 가정교회
한국교회는 바람 잘 날 없는 나뭇가지처럼 외국에서 들어온 각종 프로그램과 세미나 등으로 목회자들이 정신을 못 차릴 정도이다. 각 프로그램마다 가지고 있는 강점이 있기 때문에 교회 상황이나 목회자 자신에 맞는 사역을 잘 선택하고 적용하면 교회 공동체에 큰 유익을 가져올 수 있지만, 문제는 지도자 자신이 본질에 입각한 확실한 목회철학이나 기초가 없는 가운데 무분별하게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부도를 내면 교인들에게 지도자로서 구속력을 잃어버리고 어려운 상황에 빠지게 되는데 그 중에 하나가 소그룹 목회이다.
소그룹 가정교회의 운영
화평교회 가정교회는 주로 목요일 혹은 금요일 밤에 각 가정에 돌아가면서 남녀가 함께 모인다. 사정상 토요일에 혹은 낮에 모이는 가정교회도 있다. 한 가정교회 인원은 보통 7명~25명 정도로 구성되어 있으며 인원 증가보다는 관계성, 성숙도에 따라 분가를 시행한다. 매 주 모이면 식사부터 한다. 찬양, 삶의 나눔, 중보기도, 성경공부, 전도와 선교나눔, 파송기도 등으로 진행되며 새가족이 왔거나 너무 힘들어하는 구성원이 있을 때는 충분히 삶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을 준다든지 합심으로 기도해 주는 등 상황에 맞게 순서를 갖는다. 정기모임시간은 3시간 정도이다. 각 가정교회별로 선교지가 연결되어 있어 후원하며, 전도는 연 2회 정도 이벤트나 축제를 개최하여 믿지 않는 이웃들에게 복음을 전한다. 또한 각 가정교회 재량껏 이웃사랑실천을 위한 봉사, MT, 수련회 등을 갖는다.
한국교회는 전통목회에 대한 한계의 몸부림 속에서 2000년 초기부터 다양한 이름으로 소그룹 목회가 활발하게 일어나기 시작했다. 지난 10여년 동안 세계적인 셀(Cell)의 대가들이 한국교회를 수차례씩 다녀가면서 그들 나라와 교회들의 소그룹 노하우를 가르쳐 주었다. 이러한 소그룹 운동은 숫자적으로 둔화되어가고 영적으로 침체되어 있는 한국교회를 깨우치는 일에 한 몫을 감당하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시 시들어져 가는 현상을 보고 있다. 마치 기름이 없어 꺼져가는 등불처럼 소그룹 사역을 하던 교회들이나 지도자들이 한계 상황에 부딪혀 우왕좌왕하며 표류하기 시작하였다. 그 결과 소그룹들이 성장하지 못하고 원초적 신앙에 머물러 있다. 갈등과 번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돌파구를 찾고 있다. 그것의 궁극적인 원인은 훈련된 사람을 소그룹 리더로 세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그룹의 생명은 리더에 달려 있다. 리더가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리더가 어떻게 섬기고 사역하느냐에 따라 소그룹의 생명력과 건강성이 좌우된다. 그러므로 소그룹이 활성화되고 건강하려면 훈련된 리더가 필요하다. 기초공동체인 소그룹뿐만 아니라 큰 공동체의 경우도 지도자가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성패가 결정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만큼 훈련된 지도자 한 사람의 영향력은 너무 큰 것이다. 화평공동체의 가정교회는 훈련된 평신도 사역자가 구성원들을 양육하고 섬기며 돌보고 있다.
화평 공동체 가정교회의 특성
한국교회 안에서 진행되고 있는 여러 소그룹(Cell)과 화평교회 소그룹(가정교회)은 초대교회를 모델로 한다는 점에서 비슷한 점이 있지만 다른 면이 더 많다. 1998년에 24개로 시작한 가정교회는 현재 85개(청년 광역 제외)의 가정교회이며 가정교회 지도자(가장) 중 76명이 남자, 9명이 여자이다. 가정교회 사역을 통하여 얻은 축복들은 헤아릴 수 없이 많으나 여기서는 생략하고자 한다. 화평공동체 가정교회의 특성은 다음과 같다.
1) 제자훈련을 기초로 한다.
훈련된 사람이 가정교회 지도자로 세워져 섬긴다는 것이다. 화평공동체 안에서는 여러 교육과 훈련 프로그램들이 있다(새가족반, 양육반, 제자반, 지도자반, 신구약반, 전도폭발반, 부모역할반, 중보기도학교 등). 이러한 과정을 이수한 사람가운데 관계가 원만하고 성실하며 소그룹에 대한 비전이 있는 사람을 소그룹의 리더로 세운다. 리더가 되어 사역하는 중에도 계속적인 돌봄과 충전이 필요하기에 주일 오후(2시 30분 - 4시 30분)에 그들을 위한 교육과 훈련과 나눔 등을 실시하고 있다. 화평교회는 훈련된 사람을 구심점으로 큰 공동체나 기초 공동체가 사역을 계발,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그 이유는 훈련되지 않은 평신도 지도자가 소그룹을 운영하고, 인도할 때 그 소그룹은 결코 건강하게 성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2) 공동체성을 지향한다.
공동체성은 교회 본질에 관계 되는 중요한 원리가 된다. 뿐만 아니라 공동체의 근원은 삼위 하나님에게서 찾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소그룹(Cell)이 양적으로 활발하게 진행 발전되어 간다 할지라도 공동체의 특성인 상호의존성, 자발성, 자율성, 신뢰성이 없으면 그 소그룹은 생명력이 없어 병들거나 죽은 것이나 별 다를 바가 없게 된다. 서로 친밀감 속에서 결속되고 활성화될 때 건강한 소그룹으로 정착되고 그 후에 자연스럽게 번식이나 분가가 이루어진다.
화평교회 소그룹(가정교회)은 숫자보다는 공동체성 정도에 따라 분가 시키거나 머물게 해 줌으로써 균형을 이루는 아름다운 공동체가 되게 하고 있다. 따라서 숫자가 많아도 획일적으로 분가시키지 않는다. 그만큼 소그룹의 핵심가치가 공동체성에 있기 때문이다. 다음에 있는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화평교회의 가정교회는 속성상 일반적인 소그룹(구역, 다락방, cell 등)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화평공동체 가정교회와 일반구역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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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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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역(다락방, 속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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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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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중심
◦구성원 중심
◦삶의 나눔 중심
◦새 가족 중심
◦사역 분담
◦분가, 재생산
◦단층구조
◦분가 후에도 계속 관계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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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중심
◦지도자 중심
◦성경공부 중심
◦기존신자 중심
◦인도자가 주도적으로 담당
◦재편성, 재조직
◦피라미드구조
◦재편성 후에는 관계 정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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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평공동체 가정교회와 셀(Cell)교회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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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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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Cell)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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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통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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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교회를 모델로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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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교회를 모델로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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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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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훈련에 기초 / 공동체 성숙에 역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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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가, 재생산, 번식에 역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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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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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감에 빠질 위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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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라미드 다단계 전락, 거대한 경영조직
사람을 전도의 도구화, 본질을 놓쳐버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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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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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가, 재생산, 새 가족 역점
전도 보완, 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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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론에 입각한 공동체성 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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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말씀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
큰 공동체이든, 기초 공동체이든 말씀이 바탕을 이루지 않으면 그 공동체는 바로 설 수 없다. 모래 위에 집을 짓는 격이 된다. 요즈음 셀교회들이 새가족이나 초신자들의 적응을 쉽게 하기 위하여 말씀을 약화시키거나 소그룹의 지도자에게 말씀 가르치는 권한을 부여하지 않고 구성원 중에 은사가 있다고 생각되는 사람에게 위임한다. 그러나 화평교회에서는 지도자(가장)에게 말씀을 가르치고 양육하게 한다. 가정교회 지도자들은 이미 필수적으로 큰 공동체에서 제자훈련과 신구약반 등을 통하여 약 2년간 공부했기 때문에 큰 무리 없이 가르칠 수 있다. 평신도 사역자들이 하나님 말씀을 바로 알고 바로 가르쳐 바로 행하게 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4) 균형을 중요시한다.
아무리 소그룹(가정교회)이 중요하고 가치가 있다고 할지라도 큰 공동체인 교회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작기 때문에 강점과 단점이 있고 크기 때문에 강점이 있고 또 단점이 있다. 기초공동체인 가정교회의 약한 부분을 큰 공동체에서 보완해 주고 큰 공동체의 약한 부분을 기초공동체인 가정교회에서 보완해 줌으로써 서로 독립적이며 유기적 관계 속에서 보완해 나간다. 그렇게 할 때 치우치지 않는 균형잡힌 성도, 균형잡힌 신앙생활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공동체 중심의 가정교회로 돌아가자
오늘날 셀교회에 나타나고 있는 큰 문제점은 번식, 분가 일변도로 나가다 보니 성장주의와 목적지향적으로 흐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거기에서 나오는 부작용들은 많은 교회들이 요즈음 경험하고 있는 바이다. 본질을 놓쳐서는 안 된다. 교회의 본질은 공동체성이다. 따라서 이상적인 소그룹은 공동체성과 번식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공동체 성숙이 우선되고 그 결과(열매)로 재생산, 번식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이 이상적인 소그룹이라 할 수 있다.
한국교회는 성경에서 말하는 건강한 교회를 세우기 위하여 신약교회가 제시하는 공동체성을 지향하는 가정교회로 돌아와야 한다. 로버트 뱅스(Robert Benks)가 말하는 것처럼 우리는 초대가정교회를 너무 이상화해도 안 되고 너무 무시해서도 안 된다. 이상화할 때 나타나는 문제는 그 당시의 상황과 오늘 우리의 현실과는 지리적, 역사적, 문화적인 면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또 관계 유형이나 형태가 그 시대와 다르기 때문이다. 빈센트 브라닉(Vincent Branick)은 『바울서신에 나타난 가정교회』에서 초대가정교회는 노예들이 많았고 가정교회가 보안성 유지를 위한 최적의 장소였다고 말한다. 또 오늘날처럼 돌아가면서 가정에서 모이지 않았고 지정된 지역(소도시, 큰 도시 등)에서 10-50명 등이 모여 아름다운 공동체를 이루었던 것이다(행 2:42-47).
초대가정교회는 복음을 통합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으며 성경에서 말하는 균형이나 친밀성, 자율성이 있는 이상적인 교회의 모습이기에 초대교회를 무시해서는 안된다. 따라서 초대교회로 돌아가자는 의미는 초대가정교회가 가지고 있는 원리와 정신, 그리고 그 역동성을 우리 상황에 맞게 계발하고 발전, 계승시켜 가자는 것이다.
한국교회에 만연되고 있는 셀(Cell) 중에 프로그램화, 세팅화 되어 있는 소그룹들은 수정, 보완되어야 한다. 초대가정교회가 가지고 있는 공동체성을 지향하는 소그룹으로 돌아와야 한다. 소그룹(가정교회)의 활성화를 위하여 제일 중요한 가치는 영적지도자의 비전과 확신, 그리고 훈련된 소그룹 리더에게 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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