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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0-09-11 오후 12:09:00 |
인도네시아에서 세미나를 마치고 싱가폴에 건너와 잠시 쉬어가려는 중이었다. 아침 일찍 옥목사님의 소천소식이 여기저기서 전해왔다. 병환 중에 계셨지만 이리도 빨리 가시다니...
맥이 풀리고 암담한 심정......목회의 의욕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한국교회를 생각하니 앞날이 캄캄해 보였다. 나의 제자훈련사역에 대해 먼발치에서라도 격려와 응원을 해 주시던 옥한흠목사님이 이 세상에 안계시다 생각하니 눈물이 앞을 가리웠다.
이 시대의 기라성 엘리야 같은 분! 제자훈련의 대가 옥목사님!
그분의 소천은 나에게 큰 충격과 슬픔이었다. 나의 영적 멘토이자 이 시대의 버팀목이셨던 옥목사님이 안 계신 상황에서 어떻게 제자훈련 목회를 할것인가에 대한 많은 고민속에서 요즈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옥한흠목사님은 책을 통해, 때론 편지나 전화로, 만남과 교제가운데 부족한 나에게 엄청난 영향을 주신 분이다. 생각해보면 나와 나의 목회사역 전반에 영향을 끼치신 분이다.
첫째는 제자훈련이 무엇인가를 한 사건을 통해 나에게 구체적으로 보여주셨다.
1994년 8월 제자훈련에 푹 빠져 재밌게 사역할 즈음 옥한흠목사님으로부터 한 통의 편지를 받았다. 제자훈련을 잘 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시고 무명의 한 개척교회 목사인 나에게 칭찬과 격려와 충고의 글을 보내신 것이다. 내 편에서는 옥목사님을 오래전부터 알고 존경해왔지만 옥목사님은 나를 알지도 못하시고, 대교회의 목사님이며 그 바쁘신 분이 한 작은 교회 젊은 목사에게 시간을 내고 정성을 다하여 친필로 편지를 보내신 것을 생각하고 나는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었다. 한 사람에 대한 관심과 사랑! 가능성있는 한 사람을 하나님나라의 일꾼으로 세우시고자 하는 그 열정! 이것이 제자훈련의 정신이구나! 깨닫게 되었다. 그 후 더욱 열심히 제자훈련사역에 집중하게 되었고 그 열매로 지금은 아주 풍성한 열매들을 맺어 행복한 목회를 하고 있다. 나는 신학교시절부터 바른 목회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한국의 많은 교회들을 보면서 이러한 모습이 성경에서 말하는 교회의 모습일까? 어떻게 하면 바른 교회를 일구어 낼 수 있을까? 기성교회에 부임하지 않고 교회를 개척하게 된 것도 그런 이유때문이었다. 개척하여 성경적인 교회를 세우고자 교육훈련을 중시하다보니 제자훈련과 옥목사님을 알게 되었다. 그 후 CAL-Net팀장으로 섬기면서 옥목사님을 더욱 가까이 뵐 수 있어 얼마나 좋았는지 모른다.
둘째는 목회자의 삶이 어떠해야 함을 보여주셨다.
내가 학위를 받을 때, 우리 화평교회가 20주년이 되었을 때, 직접 전화해 축하해 주시고, 만나면 교회 상황이나 제자훈련에 대해 물어봐 주시고, 그때 그때마다 맞는 메시지를 주시곤 하셨다. 당신 교회 식구들 챙기기도 힘드실텐데... 아니 당신 교회를 거쳐간 목사님들 챙기기도 바쁘실텐데 세심한 관심을 나에게까지 주시니 너무 감사했다.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한 관심과 돌봄이 탁월하셨다. 생활면에서도 검소하시고 목회자로서 청렴결백하심은 모두들 아는 바이다. 한번은 칼넷 팀장들의 모임이 있는 날이었다. 호텔에 모여 식사하기로 했었는데 갑자기 일반음식점으로 장소가 바뀌었다. 알고 보니 옥목사님께서 ‘이 어려운 때 목회자들이 고급 식당에서 식사하는 것은 덕스럽지 못하다.’ 하셔서 비빔밥으로 메뉴를 바꾼 것이었다. 자신의 삶에서도 검소하셨다. 세상의 명예나 영광, 물질을 얼마든지 누리실 수 있지만 스스로 포기하고 고난의 길을 자처하시는 분이셨다.
나는 국제제자훈련원에서 옥목사님이 주관하시는 모임이면 모든 일을 제쳐놓고 우선순위로 참석하곤 하였다. 그 이유는 옥목사님을 만나보면 ‘나도 옥목사님처럼 목회하고 옥목사님처럼 살아야지!’ 하는 결단과 각오가 생기기 때문이었다. 뿐 만 아니라 나의 목회사역이 정리정돈 혹은 정립되며 충전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셋째는 모든 면에서 모델이 되어주셨다.
개척한 지 두 세 달 됐을 때의 일이 생각난다. 아내와 네 살 된 아들과 첫 심방을 갔다가 거절 당하고 집으로 돌아왔었다. 그때 나는 목회에 대해 절망감을 느껴 아내에게 말도 없이 무작정 집을 나와 1시간쯤 버스를 타고 광화문 생명의말씀사에 갔다. 이 책 저 책 뒤적이다가 ‘고통에는 뜻이 있다.’는 옥한흠목사님의 책을 발견하였다. 옥목사님처럼 훌륭한 목사님도 고난이 있을까? 옥목사님같은 분도 목회하시면서 고통이 있으시구나! 생각하니 위로가 되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고난에 관한 이야기의 책이었다. 나는 큰 위로와 힘을 얻고 돌아왔다. 우리교회를 방문한 분들이 ‘화평교회는 사랑의 교회 분위기이다.’ 라는 말을 종종 한다. 내가 신학교에서나 목회자들 모인 곳에서 제자훈련에 관한 강의를 할 때면 ‘옥한흠목사님 닮은 열정을 가진 목사’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그 훌륭하신 목사님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보잘 것 없는 미약한 목사지만 그래도 그런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다.
엊그제 옥목사님의 장례식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많은 생각을 하였다. 먼저는 이 세대에 옥목사님을 보내 주셔서 한국교회와 세계교회를 바르게 세우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했다. 그리고 옥목사님께서 비록 우리 곁을 떠나셨지만 그 분이 뿌려놓으신 제자훈련의 정신과 사상을 더욱 계승, 발전시켜 나가야겠다고 결심을 했다. 또 옥목사님처럼 목회자로서 세상적인 것에 연연하지 않고, 본질적인 것에 충실하며 청결한 삶을 살아야겠다. 옥목사님처럼 주님사랑! 교회사랑! 더 많이 해야겠다. 변함없이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집중해야겠다고 하나님앞에 다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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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랑: |
저는 이 글을 읽으며 또 다시 눈물을 흘립니다... 예배시간에 가슴아파 하시던 모습도 생각나고... 운구위원 되셨다고 기뻐하셨던 모습도 떠오릅니다 사실 뉴스로 이 소식을 접했을때 저도 모르게 그 화면에서 저도 모르게 최상태 목사님을 찾고 있었습니다. 인도네시아 가신 줄 몰랐기에... 제자훈련을 하지 않고 있다면 이 분이 누군지 몰랐을텐데... 훌륭하고 좋은 그 분의 책으로 배울 수 있어서 왠지 감사하고 또한 안타깝기도 합니다. 목사님께 저희들 하나하나가 힘이 되도록 열시히 배우고 변화된 삶을 살도록 노력할께요~ 힘내세요^^ |
2010-09-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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