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23일 (화)
하루는 나무들이 기름을 부어 왕을 삼으려고 감람나무, 포도나무, 무화과나무를 찾아가 우리의 왕이 되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한결같이 거절했다. 자신들의 역할이나 본연의 사명을 저버리고 왕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마지막 가시나무를 찾아가 왕이 되어달라고 했을 때, 가시나무는 ‘내 그늘에 피하라. 내가 너희들의 왕이 되겠다!’라고 하였다. 사사기 9장에 나오는 나무들의 이야기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나라나 한국 교계를 보면 가시나무와 같은 사람들이 나타나 나라의 지도자가 되고 총회장, 노회장, 교단이나 한국교회의 지도자가 되겠다고 아우성이다. 지금 한국교회는 극도로 부패하고 타락했던 중세시대를 보는 것 같다. 교권주의자들은 큰 교단의 이름과 직책을 가지고 한국교회를 위하여 일한다고 큰 소리를 치고 있다. 세 가지(물질·명예·여자)를 조심하라고 말하던 믿음의 선배들의 말이 절실히 느껴지는 때이다. 자신들의 교권을 수호하고 체제를 유지하려는 수단으로 이단 척결에 힘쓰겠다고 말하나 이단 옹호자로서 서있는 것을 볼 수 있다. WCC를 적극 반대한다고 큰소리를 치지만 WCC에 속한 사람들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윤리성, 거룩성이 엉망인 사람들이 많다. 일관성이 없고 기준도 없고 분별력도 없고 전문성도 없는 사람들이 그 기관의 대표가 되고 위원장이 되고 교단의 수장이 되어 한국교회와 교단을 이끌어 가겠다는 것이다. 그들의 깊은 내면을 들여다보면 물질주의·세속주의·명예주의에 사로잡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장자교단! 성총회! 라고 하면서 그 이름에 걸맞는 하나님나라의 위대한 사역은 꿈꿔보지도 못하고, 밀려오던 과제도 다 처리하지 못한 채 타의 빈축을 사고 있다.
우리 교단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교단 안에 도덕성·윤리성·거룩성이 사라진 것이다. 도덕적·윤리적 가치는 정치·경제·사회·문화·교육·종교 등 모든 분야에 가장 기초가 되는 요소가 아닌가?
윤리적인 면에서 끝이 보이지 않는 암울한 시대가 되어 버렸다. 여러 통계자료에 의하면 기독교가 타종교나 타기관에 비해 사회 기여도가 탁월하다고 한다. 그럼에도 몇몇 교권주의에 빠진 지도자들로 인해 세상으로부터 비웃음과 지탄을 받고 있다.
양과 이리를 분별해야 한다. 이단으로 공인된 이단보다 공인되지 않은 이단이 더 많은 것 같다. 겉으로 좋은 이름, 좋은 슬로건을 내세우지만 끝에 가보면 거짓과 위선이 드러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대로 겉으로는 양같이 보이나 속은 노략질하는 이리와 같다. 말하는 것 보고는 분간하기가 심히 어렵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열매로 그들을 알지니’라고 말씀하셨다. 어떻게 양과 이리를 분별할 수 있을까? 어떻게 참과 거짓을 알 수 있을까?
첫째, 성경을 인용하고 칼빈주의, 개혁주의, 보수주의를 내세우고 부르짖으나 도덕성과 거룩성이 없는 사람. 둘째, 하나님의 뜻이나 의도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물질주의, 쾌락주의, 명예주의에 사로잡혀 그 목적 달성을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 셋째, 신앙과 삶을 별개의 것으로 생각하고 인간의 탐욕과 세상 영광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
이러한 사람들이 총회 지도자들이 되고 각 기관에서 구심점을 이루고 있으니 부패와 타락과 권모 술수 가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것 아닌가? 이제 이런 사람들이 총회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하나님나라와 공동체를 위해서 그리해야 한다. 우리 자신도 회개하지 않고 근신하지 않으면 언제 이런 올무에 빠질지 모른다.
이 시대 하나님이 찾으시는 사람은 가시나무와 같은 사람이 아니다. 복음에 기초한 윤리적·도덕적 삶을 사는 사람, 겸손히 섬기는 사람을 하나님께서 찾고 계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