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17일 왜, 흩어져야 하는가
흔히 교회의 사명을 말할 때 ‘모이는 교회’와 ‘흩어지는 교회’로 표현한다. 다르게 표현하면 ‘부름 받은 교회’와 ‘보냄을 받은 교회’로 말할 수 있다. 성경에서 모이는 교회로 사명을 잘 감당한 교회는 초대 예루살렘교회를 꼽을 수 있다.(행2:42-47) 흩어지는 교회의 사명을 잘한 대표적인 교회는 안디옥교회이다.(행11:19-26)
예루살렘교회가 모이는 교회로서 계속 머물러 있을 때 하나님께서는 핍박을 만나게 하셔서 흩으셨다. 하나님의 의도를 늦게서 깨달은 안디옥교회는 흩어지는 교회 즉 선교적 교회(Missional church)로서 사명을 잘 감당하는 모델적 교회가 되었다. 안디옥교회는 교회가 부흥되자 즉시 충성스러운 하나님의 사람 바울과 바나바를 이방 선교를 위해 파송했다.(행13:1-3) 모이는 교회로서 그냥 안주할 때 하나님은 흩으신다. 고인 물이 부패하고 썩듯이 공동체가 흩어져서 사명 감당하지 않으면 부패하고 정체감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화평공동체가 흩어져야 하는 이유는 네 가지이다.
첫째, 교회론적 측면에서 흩어져야 한다.
성경에서 말하는 교회는 고와 낙을 같이하는 공동체이다.(롬12:15) 지체의식, 가족의식, 형제의식을 가지고 신앙생활 하는 것이 이상적인 교회의 모습이다. 그러나 수백, 수천, 수만명 모이는 공동체 안에서는 이런 모습이 불가능하다. 우리 예수님께서는 대중에게 투자한 시간보다 소수에게 투자한 시간이 훨씬 더 많다. 우리는 성경에서 말하는 건강한 공동체를 이루기 위해서 흩어져야 하는 것이다.
둘째, 교회사적(역사적) 측면에서 흩어져야 한다.
교회사를 살펴보면 한 공동체가 계속 머물러 있을 때 100년 이상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성숙해 간 예가 거의 없다. 시대가 흐르고 지도자가 바뀔 때 그 공동체는 쇠퇴하기 시작하며, 한때 부흥을 이루었던 교회도 50년, 70년이 지나면 생명력을 잃어가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아름다운 신앙과 사상이 계속 진행, 발전 유지해가면 좋으련만 인간의 연약성과 죄성 그리고 시대변화로 쉽지가 않다. 존스토트나 칼뱅이 말한 것처럼 이 땅에 있는 교회는 부패하기 쉬우니 늘 개혁되어야 하며 주님 오시는 그날까지 흠이 있게 마련이다. 교회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구조적으로나 시대상황 속에서 사명을 제대로 감당할 수 없으므로 흩어져야 하는 것이다.
셋째, 문화적 측면에서 흩어져야 한다.
우리 시대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변화하고 있다. 오늘 시대를 글로벌, 모바일, 스마트폰, 인터넷, 유비쿼터스시대 등으로 부르고 있다. 본질은 변하지 않지만 본질을 보존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라도 형태는 과감하게 바꾸어야 한다. 한물간 리더십과 옛날 구조 가지고는 이 시대 교회가 세상에서 사명을 감당할 수 없다. 이 시대 주님이 찾으시는 교회, 모든 사람이 요구하는 교회는 본질의 교회이다. 본질의 교회는 흩어지는 교회이다.
넷째, 현실적 측면에서 흩어져야 한다.
교회가 대형화되고 숫자가 많아짐에 따라서 지체들에 대한 효율적인 돌봄과 사역의 한계 그리고 서로의 깊은 관계형성 등에 역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또 기존 신자와 새로운 식구들과의 깊은 관계형성이나 공동체의식, 마음껏 헌신할 수 있는 환경과 영적 분위기 등에서 한계성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고 무조건 교회가 크다고 문제가 있다는 것이 아니라 더욱 이상적이고 아름다운 공동체를 이루어 가는데 있어서 아쉬움이 있다는 말이다. 화평교회는 각 소그룹훈련과 가정교회모임을 통해 대형교회가 맛보기 어려운 여러가지 영적인 축복들을 누리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만족할 수가 없다. 더 건강하고 아름다운 선교적 교회가 되기 위해서 흩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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