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이상 예배에 계속 출석하지 아니 하거나 십일조헌금을 드리지 않는 교인은 권리가 자동 중지된다.’(제2장 17조 3항)는 문구를 헌법전면개정위원회가 헌법에 삽입한 것으로 인하여 일반 언론사와 네티즌들, 타교단과 교인들로부터 반발과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우리 교단 목회자들만 가만히 있는 것 같다. 네티즌들은 기독교를 ‘개독교’라고 욕하더니 이제 ‘돈독교’, 목사를 ‘먹사’라며 조롱을 퍼붓고 있다. 장자교단, 1만여 교회를 내세우며 국내 최대 교단이라고 자랑하는 우리 합동 교단이 목회자의 비리와 비행에 있어서는 최고를 달리고 있다. 우리 교단의 목회자의 윤리성, 도덕성, 거룩성의 수준이 상식이하로 추락해 있는 것을 한국교회와 세상이 다 알고 있다. 이와 같은 현실적 상황에서 헌법전면개정위원회가 목사의 자격이나 징계, 세습방지 등에 관한 법률에 더 신경을 쓰기 보다는 십일조헌금으로 교인의 자격을 엄격하게 규제하자는 행위는 예수님 당시 바리새인들이 율법의 정신과 원리를 모른 채 자기들이 만들어 놓은 갖가지 법과 규율을 예수님의 말씀보다 더 앞세워 사람들을 괴롭혔던 것과 별다를 바가 없다. 총회를 대표하는 헌법개정위원회에서 어찌 이런 안을 내놓았는지에 대해서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한국교회 교인들이 목사들을 향해 ‘당신들부터 잘하십시오’ 라고 손가락질 하며 비웃는 것처럼 느껴진다. 더군다나 지난 7월 18일 전국 노회장들을 소집한 공청회에서 이 개정안을 선보였는데도 이의를 제기하거나 조치를 취하지 않고 오히려 교단 신문에서는 시대변화에 맞게 헌법전면개정작업이 순조롭게 잘 진행되어가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으니 더욱 놀라울 뿐이다. 우리 교단의 목회자들이 성경도, 교회도, 현실도 모르는 목회자들처럼 타 교단이나 세상 사람들에게 비쳐지는 것 같아 부끄럽다. 십일조헌금은 하나님의 주권에 대한 신앙고백으로서 목회자가 교인에게 잘 가르치고 행하도록 독려하는 일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교인의 자격을 십일조로 박탈해서는 안된다.
십일조로 교인 권리 중지시키면 안 되는 이유
첫째, 성경적으로 맞지 않는다.
성경은 중생한 하나님의 백성에게 하나님에 대한 주권과 사랑의 고백으로 십일조를 드려야 함을 가르치고 있다.(대상29:11) 또한 자원함과 즐거움으로 드려야 함을(대상29:9)가르치고 있다. 인색함으로나 억지로(고후9:7) 그리고 규율이나 형식으로(사1:11-13) 하지 말라고 말씀하고 있다. 성경은 사람이 무엇을 얼마나 많이 드리느냐 보다는 어떠한 태도와 동기를 가지고 드리느냐를 더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한 사람이 예수 그리스도를 주로 고백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고, 한 사람이 성숙한 그리스도인으로 서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법이다. 교회는 출석하고 있으나 아직 하나님의 백성이 아닌 교인이 있을 수 있다. 그들이 십일조(헌금)를 율법이나 제도에 의해 혹은 억지나 형식으로 드리는 것을 하나님은 원치 않으실 것이다.
둘째, 교회론적 측면에서 맞지 않는다.
교회는 유기적 섬김의 공동체이다. 고와 낙을 같이하며 다양성 속에서 통일성을 이루어 나가는 공동체이다. 남녀노소, 빈부귀천 가리지 않는 다양한 구성원들이 있다. 신앙적으로 어린아이와 같은 사람, 성숙한 사람, 거듭나지 않은 사람들이 다 포함되었는데 물질로 교회생활을 규제하고 교인자격을 중지해서는 안 된다. 헌금뿐만 아니라 사역에서도 자발성, 자원성으로 이루어져야 이상적인 교회의 모습이다. 교회가 획일적, 규율적, 제도적으로 나아갈 때 그 공동체는 세속화로 변질되어 세상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하게 된다.
셋째, 현실적으로 맞지 않는다.
십일조로 교인을 규제하면 어떤 일이 일어나겠는가? 처음 나온 사람, 수입이 전혀 없는 사람, 아직 믿음의 확신이 없는 사람, 사정상 무기명으로 헌금하는 사람, 집안 식구의 반대로 헌금을 못하는 사람, 교회마다 십일조를 하지 못하는 절반 이상의 교인들 어떻게 할 것인가? 어떤 단서나 배경도 없이 6개월 이상 교인이 십일조를 하지 않으면 교인 자격 중지한다는 것은 현실성이 없는 일이며 시대에 역행하는 일이다. 이러한 법이 실시된다면 아마도 수많은 사람들이 교회를 떠나든지 타 교단, 타 종교로 옮기는 일이 발생할 것이다.
총회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해결해야 할 당면한 문제도 산적해 있는데 이런 문제까지 생겨 교단 목사의 한 사람으로 심히 답답하고 괴롭다. 개정위원회에서 98회때 총회에 알리고 계속 수정, 개정작업을 하겠다고 말하지만 아예 이러한 규율이나 법은 다시는 거론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